시 · 좋은글
처음 본날 / 김 용택
초로기2
2023. 4. 19. 09:00

처음 본 날
김 용택
처음 본 날 웃었지요.
먼 데서 웃었지요.
가만가만 웃었지요.
꽃잎 내린 강물처럼
잔물결이 일었지요.
발밑에서 일었지요.
날리는 꽃잎처럼
발길에 밟혔지요.
한 잎 한 잎
또 한 잎 뚝 뚝 떨어져
내 눈에 밟혀서
오! 봄이여!
꽃구경 가다가 날 저물어
길 잃고 나는
너를 얻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