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편안한 사람 / 문 정희

초로기2 2023. 6. 15. 20:22

 

 

 

 

 

 

 

 

편안한 사람

 

 

문 정희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햇살이 찾아드는 창가

 

  오래 전부터 거기 놓여있는

   의자 만큼

 

  편안한 사람과

  차를 마시고 싶다..

 

  순간인 듯

  바람이 부서지고

 

 낮은 목소리로 다가드는 차맛은

 고뇌처럼 향기롭기만 하다.

 

 두 손으로 받쳐 들어도

 온화한 차잔 속에서

 잠시 추억이 맴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가 이렇게 편안한 의지가 되고

뜨거웠던 시간이

한 잔의 차처럼 조용해진 후에는........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햇살이 찾아드는 창가

편안한 사람과 차를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