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골목 길을 걸으며

초로기2 2023. 10. 15. 07:43

 

 

 

 

 

 

 

골목길을 걸으며 

 

 

남 정림

 

 

나 살다가 비탈진 날에

푸른 슬픔의 담장을 훌쩍 넘는

휘파람이 되리라

 

가파른 삶보다 가난한 눈물이

더 스며드는 저녁 어스름에는

그대 사는 골목길을 걸어보리라

굴곡진 어둠을 꼭꼭 밟고

반지하 창가에서 새어 나오는

따스한 불빛 돌돌 말아서

전봇대 위에 꿈꾸는 달을 걸어두리라

그대 이 밤도 안녕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