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처음 가는 길 / 도 종환

초로기2 2024. 8. 14. 07:31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했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