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초가을 풍경 / 정 연복

초로기2 2024. 9. 16. 20:59

 

 

 

초가을 풍경

 

 

 

정 연복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산들바람 분다

 

새벽녘 잠결에 문득

찬 기운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한낮의 뜨거운 햇살

보통 매서운 게 아니다.

 

한나절 쩌렁쩌렁하던 매미

울음소리 잦아들고

 

어디에서 가냘픈

풀벌레 소리 들려온다.

 

한철 푸르던 나뭇잎

슬금슬금 단풍 물든다

몇몇 성미 급한 잎들은

벌써 낙엽이다.

 

과일가게 바구니에

소복이 담긴 빨간 햇사과

 

갓 시집 온

수줍은 새색시 얼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