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3월에 / 이 해인

초로기2 2025. 3. 17. 19:09

 

 

 

 

  3월에

 

이 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 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 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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