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좋은글

목련 / 정 연복

초로기2 2025. 5. 7. 13:48

 

 

목련

 

정 연복

 

 

목련이 지독한 생명의

몸살을 앓는 것을

며칠을 두고 몰래 지켜보았다

 

꽃샘추위 속 맨몸의 가지에

보일 듯 말 듯

작은 꽃눈 틔우더니

 

온몸으로 온 힘으로

서서히

치밀어 올라

이윽고 꽃망울로 맺히더니

 

송이송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저 여린 생명의

고독하고 치열한 몸짓

 

목련은

쉽게 피는 것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목련은

저리도 당당하게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