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에게
이해인
몸이 아프고
마음이 우울한 날
너는 나의
어여쁜 위안이다, 바람이여
창문을 열면
언제라도 들어와
무더기로 쏟아내는
네 초록빛 웃음에 취해
나는 바람이 될까
근심 속에 저무는
무거운 하루일지라도
자꾸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일으켜다오
나무들이 많이 사는
숲의 나라로 나를 데려가다오
거기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하겠다
삶의 절반은 뉘우침뿐이라고
눈물 흘리는 나의 등을 토닥이며
묵묵히 하늘을 보여준 그 한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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