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꽃들엔.....김명수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 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 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쥐똥나무 똘배나무
저렁쿠나무
모진 산비탈
바위 틈에 뿌리 내려
아. 그러나 그것들
새싹 돋아 잎 피우면
얼어붙은 강물 풀려
서러운 봄이 온다.
'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같은 사람 / 이 해인 (9) | 2023.03.30 |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 종해 (6) | 2023.03.27 |
봄 꽃멀미 / 석 여공 (11) | 2023.03.23 |
순서 / 안 도현 (13) | 2023.03.20 |
매화 / 란세쓰(嵐雪) (10) | 2023.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