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꽃들엔.....김명수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 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 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쥐똥나무 똘배나무

저렁쿠나무 

 

 

모진 산비탈

바위 틈에 뿌리 내려

아. 그러나 그것들

새싹 돋아 잎 피우면

얼어붙은 강물 풀려

 

서러운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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