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재진


 

갑자기 모든 것 낯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을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만월같이

모든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Osennyaya Pesnya(가을의 노래)/Anna German(안나 게르만)

'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 박 경리   (0) 2012.11.04
11월   (0) 2012.11.01
토닥토닥  (0) 2012.10.31
여행  (0) 2012.10.29
풍경  (0) 2012.10.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