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서 정주

 

애기야

 

해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며

머언 밤 수풀은 허리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팔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품으로 모조리 밀려들어 온다

 

 

애기야

 

네가 까뭐의 이방인(異邦人)의 모르쏘오 같이

어머니 임종(臨終)을 내버려 두고

벼락속에 들어앉아 꿈을 꿀때에도

네꿈이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永遠)과 그리고 어머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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