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안도현 시인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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