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 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간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 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 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 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 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길위에서의 생각 /
류 시화님

 

 

 

'캐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밴프의 아름다운 호수  (0) 2013.10.19
록키산맥   (0) 2013.10.16
알콘킹호숫가에서  (0) 2013.10.14
카나다 의 가을  (0) 2013.10.14
카나다 알콘퀸공원의 아침  (0) 2013.10.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