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선 자리에서
서 정윤
그대 지친 모습, 얼굴 숙이고
어깨 위에 쌓이는 질문들을 털며
돌아선 그림자
무엇을 들고 서 있나?
내 흩어진 언어의 기억들
질서를 잃어버리고
바람이 고통조차 아득하다.
누군가 새에게
노래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가
외면되어진
뒷모습이 무너진다
자신의 숨겨진 감정
빗질을 하며 씻어도
무너진 그 성벽의 비밀스러움,
창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하늘의 반가움도 잠시
무엇을 들고 서 있어야 하나,
이 자리에서.
O' Neill ( 리처드 용재 오닐) - Fernando Sor : La Romanes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