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풍경과 상처> 165 p


'억새는 초겨울의 풀이다.

차가운 대기 속에서 그 풀은 흔들리면서 풍화한다.

바람에 흩어져 꽃씨를 퍼뜨리는 초겨울의 풀들은 가볍다.

풍화의 운명이 무겁고 쓰라릴수록

그 외양은 저토록 가벼워야 옳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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