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절집이든 속세의 번거로운 발길을 곧바로 허락하지 않는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아름다운 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마치 산에 피는 꽃이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 길을 통하여 마음을 씻고
이윽고 부처님이 계시는 구도자의 도량,
산사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길은 道로 통한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단계 한 단계 세속의 번뇌를 벗어버리고
청정한 몸과 마음이 되어 부처님 앞에 도착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형권님의 <山寺>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