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가을 북해도 도호호수에서>
구름같이
詩.노천명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한 적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오래 울어 보았소
어느 날 아침 이슬에 젖은
푸른 밤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 들고
아침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허나 쓴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 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이니
내 생의 비밀인들 어이 아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 언덕에서 노래 불렀소
그러나 뜻 모를 이 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 보오
이소라 /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