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입추

 

 

정 연복

 

 

찜통 더위

여전히  한창인데

 

도둑같이

찾아온  입추(立秋).

 

여름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가까스로 마련되는

가을의 거점.

 

여름의 끝

아직 저만치 있어도

 

가을 또한

첫발을 내디뎠으니.

 

익을 대로 푹

익어버린 한여름 속에

 

머잖아 아기같이 

가을은 생겨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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