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이 형권
살뜰하게 좋은 사람을
목련꽃이 화사하게 핀 봄날
길모퉁이에 서서
종일토록 기다리던 날이 있었습니다
겨자색 폴라티를 입고
은은한 향기 스치는 검은 머리를 나풀거리며
그가 올 것인지
그의 마음이 올 것인지
꽃 싸움을 하던 철없던 날 처럼
가슴 두근거리며
눈길이 먼 하늘가로 맴돌았습니다
언덕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그리움이 새잎처럼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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