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이 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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