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운 날
도종환
나무도 그리움에 대해서는
알 만큼 안다
감출 수 없는 날이
있다는 것
허리가 휘어지도록
달려가고픈 날이
있다는 것
숨길 수 없는 갈망이
수액처럼 차오르는 날이
있다는 것
말 한마디 하지 못했지만
몸이 먼저 달려가고
싶어 한다는 것
닿을 수 없는 줄 알면서
허공인 줄 알면서
가지 끝으로라도 달려가고
있다는 것
몸은 뿌리에 매여 있으면서
나뭇잎 같은 것들로만
부르르 부르르 떨다 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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