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리 염전
조현석
여기는 늘 여름이다. 소식도 없이 살다가
소식없이 증발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훈훈한 바람 속에서 속삭이는 곳
증발한 당신이 부재중인
쓸쓸한 저녁식사
심심한 화제에 없어서는 안 될
양념이 되어
남아 있는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는 곳
화장터에서 빻은 뼈의 기쁨과 슬픔이
깊은 산 중턱에서 혹은 강물에 실려
넓고 깊은 바다를 떠돌다
바위투성이인 생활의 해안에
부딪는 파도로 떼지어 몰려와
못다한 슬픔과 기쁨이 그리워
한없이 그리워서, 뜨거운
여러 계단의 염전 바닥을 윤회하여
멍든 한 풀어
한 줌의 소금으로 재생하는 곳
여기서는 땀 흘리며 사는
신기루 같은 생활의 아침이 시작한다
'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밀꽃이 폈드라 / 나 태주 (0) | 2015.09.16 |
---|---|
칠산바다 / 이 형권 (0) | 2015.09.13 |
9월 오 세영 (0) | 2015.08.31 |
강아지풀에게 인사 / 나태주 (0) | 2015.08.30 |
꽃으로 잎으로 / 유 안진 (0) | 2015.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