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이인숙

 

겨울 강은 흐르지 않는다

새끼오리의 자맥질 파문으로 생존을 알리고

모감주나무 밑 발자국 소리로 하루를 더하며

다리 밑 얼음 강이 닿아있는 검은 울음으로

지는 해를 배웅할 뿐이다

얼음 밑 돌멩이가 녹으면서

검은 울음이 노래로 몸 바꾼다는 것을

강둑을 거슬러 돌아올 때서야 알았다

버들가지는 초록을 물고

가지 끝이 길어지고 환해질 때까지

까치들의 수상한 움직임도 반갑고

강가 녹지 않은 눈 한 자락에

가슴속 푸른 그리움의 집 짓고서

한동안은 그 겨울 끄트머리를 서성거릴 것이다.

 

 

 


                                                                           

이선희-겨울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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