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사람

 

                 이 성선

 

 

 

몸에서 소리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매양 알 수 없는 빛에 젖어서
그의 내면으로부터 신비한 소리가 들려오는
고독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듣고 싶습니다.
이 여름의 깊은 밤 한가운데서
그가 부는
영혼의 맑은 갈대 피리
서쪽에서 왔을까.
세상의 한 골짜기를 열고
안으로 안으로 노래하며 흘러가는
흐느낌 같은 사람
반편 같은 사람
별이 비치는 하늘 아래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비 젖은 바닷가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그의 곁에서
깨어 있는 또 다른 그를 들으며
걸어가고 싶습니다.
독경 같은 그 음악으로
빈 손을 적시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박 정수  /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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