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도 종환

 

처음 보는 사람과 한자리에 앉아서 먼 길을 갔습니다

가다가 서로 흔들려 간혹 어깨살을 부대기도 하고

맨다리가 닿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는 몇마디씩 말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한참씩 말을 않고 먼 곳을 내다보곤 하였습니다

날이 저물어 우리 가야 할 길에도 어둠이 내리고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가 내려야 할 곳에서 말없이 내려

자기의 길을 갔습니다

얼마쯤은 함께 왔지만 혼자 가는 먼 여행이었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의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그런 것처럼.

 

 

 

 


 

 

 

 

Vagabondo / Nicola Di B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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