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었다

 

 

신 석정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 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 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 없이. 수도 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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