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서 정윤


늘상 강은 뒷모습으로 누워 있다.
휘도는 뒤척임마다
떠오르는 얼굴들을 뒤로 하고
가버릴 수 있는 의연함
그 뒤에 아련히 아려오는 아픔.

내 삶의 강은
너무 깊은 골로
굽어도는 형상을 한다.
돌아서지 않아도 보이는

저 강가 언덕에서
누군가 서서 손을 흔든다.

함께 흐르지 못할 나무는
발목만 적시고 뒤로 한 채
아직도 많은 절망의 바다를 향해
인연의 줄들을 끊으며
가고 있다, 유배지로 가는

내 그림자와 함께.


 

 

 

강 헤정  / 그대강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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