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예감

 

                                                  이 외수

 


텅 빈 시간의 강물 가로질러

어디로 날아가니


목덜미를 적시는 가느다란 바람에도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사랑  부질없더라

 

갈대수풀 우거진 벌판 맨발로

절룩거리며 피흘리던 나날도 부질없더라 


목메이게 부르고 싶던 이름

이제는 떠오르지 않고

 

안타까이 멀어져 가는 기러기떼 울음만 남아

청명한 서쪽 하늘

 

해마다 겨울은 예감부터 먼저 당도해

서슬 푸른 비수로 내 가슴을 에이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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