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이 외수
올 가을엔
영혼이 맑은 인연 하나 내 곁에 두고 싶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스한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바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가을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나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찻잔 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솔잎 태우는 듯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너무도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바람에 흔들려도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엔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텅 빈 가슴으로 하늘처럼 품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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