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는 날

                도 종환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

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은 가고

바람 불어 우리 살에도 소리 없이 금이 갑니다

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 지는 날이

찾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

햇살로 충만한 날이 영원하지 않듯이

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가지를 하늘로 당차게 뻗는 날만이 아니라

모진 바람에 가지가 꺽이고

찢겨진 꽃들로 처참하던 날들이

당신을 더욱 깊게 할 것입니다

 

 

 

 

슬프지만 피었던 꽃은 반드시 집니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도 아름다운 삶의 일부입니다

 

 

꽃이 바람에 전하는말 / 박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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