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트볼락에 바치는 노래
이형권
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야겠네
추위에 떨던 별들이 내려와
목동이 떠난
오두막집을 지키는 곳
나무는 나무들끼리
사람은 사람들끼리
번잡하게 속삭이는 말들을 잊고
고요히 어둠을 바라보는 곳
밤은 길고 햇살은 유언처럼 짧지만
얼지 않고 흐르는 강이 있어
순백의 너울을 쓴 신부처럼
아침이 빛나는 곳
세상에 바치는 노래가 있다면
도트강변 숲으로 가서 목놓아 부르리
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야겠네
눈 속의 마른 풀을 찾아 헤매다
숙영지로 돌아가는 야크 떼처럼
삶이란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 것
먼 곳에서 들리는 아기 울음처럼
밤이면 설산이 울고
추위는 칼끝처럼 날카롭지만
내자와 함께 아이락을 마시고
칠흑같이 어두워져 밤을 지새우는 곳
길들이 눈 폭풍 속으로 사라지고
사랑은 전생의 일처럼 아득해졌으나
생명처럼 돋아나는 그리움이 있다면
화덕 속 장작불처럼 홀로 뜨거워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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