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국의 밤
이형권
눈물처럼 깊은 골짜기에 이르면
어느 대륙과 해양을 떠돌던 꿈들이
국경선의 터널을 빠져나오듯
순백의 눈보라 되어 날린다.
저마다의 상처를 견디어온 날들
쏟아지는 눈보라 속에서
생각마저 잊은 듯
눈이 내리고
눈보라의 화음이
끝없이 밤의 적막을 감싸고 돈다.
슬픔으로 수를 놓은 밤하늘처럼
설움이었는지
한숨이었는지도 모를 시간 너머로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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