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장석주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저 너른 뻘밭은

썰물의 아픈 속내다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저 뻘밭에

여름 철새 무리의 무수한 발자국들은

문자를 깨치지 못한

썰물의 편지 같은 것

썰물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저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것은

먼 곳에서

누군가 애타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떡국 / 정연복  (8) 2026.02.16
이른 봄의 시 / 천 양희  (12) 2026.02.15
밀물 / 도종환  (16) 2026.02.10
썰물  (6) 2026.02.09
겨울 나무/ 도종환  (14) 2026.02.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