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물
도종환
모순투성이의 날들이
내게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심심하였으리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다면
내 젊은 날은
개울 옆을 지날 때처럼
밋밋하였으리
무료하였으리
갯바닥 다 드러나도록
모조리 빼앗기고 나면
안간힘 다해 당기고 끌어와
다시 출렁이게 하는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
고마운 모순의 날들이여
싸움과 번뇌의 시간이여.

'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른 봄의 시 / 천 양희 (12) | 2026.02.15 |
|---|---|
| 썰물 / 장석주 (5) | 2026.02.14 |
| 썰물 (6) | 2026.02.09 |
| 겨울 나무/ 도종환 (14) | 2026.02.08 |
| 2월 / 도종환 (10) | 2026.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