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천양희
시작이라는 말 처음이라는 말
참 생생(生生)하지요.
첫눈이 첫발자국이 첫만남이
또 얼마나 푸릇푸릇 합니까.
저 보리밭 저 청솔밭
참 청청하지요.
첫해 첫날이
또 얼마나 새록새록 합니까.
끝이라는 말 마지막이라는 말
참 멸멸(滅滅) 하지요.
노을이 낙엽이 작별이
또 얼마나 뉘엿뉘엿 합니까.
저 서산 저 저녁강
참 냉랭 하지요.
가는 해 가는 날이
또 얼마나 얼룩얼룩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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